찬바람이 골목길을 휘감아 돌고 옷 깃을 여민 연인들이 서둘러 귀가를 한다. 텅빈 밤거리를 걸으며 문득 생각나는 추억들... 담배 한 개비 입에 물고 포장마차 문을 열고 들어서면 편하게 맞아주던 포근하고 인심 좋은 주인의 넉살을 들으며 잔술을 청하고 찬바람 매서운 소리와 함께 가슴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던 한 개비 담배와 한잔 술은 철학이 되었다. 낮 선 사람들과 함께 잔술을 들이키며 공자 맹자를 논했던 그 시절은 결코 돌아 오지 않을 인생길이 됐다. 이젠 사라져버린 ‘포장마차’ 오늘따라 유난히도 그립다. 포장마차는 주머니가 겨울바람처럼 가난했던 젊은이들과 궁핍한 삶 속에 가정을 어렵게 꾸려가던 가장들에게는 포장마차는 간이역과도 같은 휴식처였고 삶의 애환을 달래 주던 정겨운 곳이였다. 잔술 몇 잔 마시고 까치 담배 두, 세대 피우고 나면 그날의 피곤했던 하루가 훌훌 날아가 버리던 고마운 장소였다. 80년대와 현재의 우리 주변들은 참 많이도 변하고 또 변했다. 특히 지하철의 확대와 버스 전용차선 그리고 버스정류장의 풍경들, 그중 가장 많이 변한 것이 버스 정류장이다. 예전에는 토큰이나 회수권을 파는 가판대가 버스정류장을 중심으로 여기저기 있었다. 이것이 버스 전용차선과 카드로 대중교통이 이용 가능해지고 지하철 승차권도 변해가면서 그 많은 가판대가 사라졌다. 거기에 흡연도 이제는 정해진 곳에서 해야 하고 대중교통은 이제 현금도 안되고 오직 전용 카드만 사용 가능한 시대다. 그 시절 버스 정류장 가판대는 애연가들의 맛집이기도 했다. 바로 까치 담배다. 담배를 한 갑 사기 힘들거나 담배가 떨어지면 한 개비 사서 피울 수 있는 까치 담배를 팔았다. 즉 담배 한 개비를 사 피울 수 있는 것이다. 서비스로 담배를 피울 수 있게 가스라이터도 준비해 담배를 피울 수 있게 배려를 해 주었다. 목마른 갈증을 해소하듯 애연가들에게 옹달샘 같은 가판대의 까치 담배였다.   이제는 80년대의 그 아련한 추억속 한 장면이 돤 길거리 까치 담배다. 요즘 다시 잔 술잔을 판매한다니 씁쓸한 오늘날의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이왕 잔술을 판매할 거면 포장마차도 등장해서 인생의 낭만을 잠시라도 맛보았으면 좋겠다. ‘한잔 술에 사랑이 있어 좋았고 한잔 술에 슬픔이 서려 눈물이 나려 하네. 한잔 술에 기쁨이 있어 웃을 수 있었고 한잔 술에 행복이 있어 하늘을 쳐다보았네. 한잔 술에 세상이 내 것인 양 배짱도 두둑했었고 한잔 술에 우쭐하여 인생을 논하였네, 이것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한잔 술에 모든 시름 훌훌 털어버리고 가슴 뻥 뚫릴 때까지 마시고 싶을 뿐인데.’ 가슴속을 파고들어 삶의 애환을 위로해 주는 것은 담배다. 한 모금 가슴속에 들이키고 뿜어져 나오는 하얀 연기는 왠지 모든 걱정 근심이 바람 되어 나라가 버릴 것 같은 느낌이다. 애연가들에게는 담배를 태울 수 있는 시간이 곧 쉬는 시간이다. 근무시간에도 회의가 끝 날때도 때로는 혼자 때로는 집단을 이루어 회사 근처 흡연 구역에 몰려 있는 애연가들을 보면 고약한 냄새에 얼굴이 찌푸려지다가도 이내 부러운 마음이 든다. 왠지 그들은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수 있는 또 하나의 무기를 장착하고 살아가는 느낌이다. 회사에서의 강박감과 압박감, 그리고 부조리함을 한 모금의 담배 연기로 날려 보낸다면 가성비로는 최고가 아닌가 싶다. 매서워지는 겨울의 밤거리를 바라보며 추억의 포장마차 속으로 잠시 여행을 떠나 본다.    
최종편집: 2026-06-15 2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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