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은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 청년 이탈로 인한 지역 소멸의 위협은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농촌은 머지않아 사회적·경제적 공동화 현상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9년부터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을 추진해왔다. 이 사업은 지역 고유의 자원과 특성을 기반으로 주민 주도의 조직을 육성하고, 민간의 활력을 접목해 농촌 경제를 다변화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기존의 하향식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 내 혁신주체들의 자립 역량을 키우고 농촌을 새로운 경제 공간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경상북도 역시 18개 시군이 참여해 각 지역 실정에 맞는 사업을 추진하며 농촌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사업의 지속성과 내실 측면에서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사업이 종료되면 추진조직과 인력이 해체되면서, 그동안 축적된 경험과 성과가 이어지지 못하고 단절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는 자립을 위한 사후 지원 체계가 미비한 데 따른 문제로, 사업의 일몰이 곧 성과의 종료로 이어지는 구조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주민 참여의 한계도 주요한 과제다. 실질적인 참여보다는 형식적인 협의체 운영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일부 공무원이나 소수 활동가 중심으로 사업이 추진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진정한 주민 주도형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선언적 구호가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마을 단위의 의사결정 권한 확대와 함께, 지속적인 주민 리더 양성 체계 구축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사업 내용 측면에서도 재편이 요구된다. 현재까지 사업은 기반시설 조성이나 장비 구입 등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에 집중되어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지역 변화는 교육, 네트워킹, 창업 지원 등 소프트웨어 투자에서 비롯된다. 사람을 키우고 관계를 만드는 데 예산을 투입해야 진정한 농촌의 자립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더불어 사업 간 연계 부족 문제도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이나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 등 유사한 목적을 지닌 여러 사업들이 동일 지역에서 별개로 운영되면서 행정적·재정적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 유사사업 간 통합적 운영체계를 마련하고, 지역 단위에서의 연계성과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행정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농촌의 미래를 좌우할 또 하나의 핵심은 청년과 외부 인재의 유입이다. 농촌의 고령화와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청년 창업을 위한 공간 제공,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주거 인프라 조성, 사회적 연결망 구축 등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농촌은 단순히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역동적인 삶의 터전으로 재구성돼야 한다.
결국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은 단기적인 개발 성과를 위한 사업이 아니라, 장기적인 혁신과 자립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농촌을 지속가능하게 만들기 위한 구조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상북도의회는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제도의 틀을 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 개선과 법적 기반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