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11월 17일, 전 세계 팝 음악팬들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던 극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보컬의 상징’이자 서로 다른 시대의 정상에 서 있던 두 여왕,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와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이 한 무대에서 서로를 향해 마이크를 맞대며 역사적 듀엣을 선보인 것이다.
두 사람은 그간 ‘라이벌’이라는 오랜 이미지 속에서 비교되곤 했다. 머라이어의 폭발적인 휘슬톤과 휘트니의 절대적인 호소력은 각자의 팬덤을 형성하며 경쟁의 구도로 비춰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LA의 한 특설 스테이지 위에서 펼쳐진 퍼포먼스는 그 모든 구도를 단숨에 깨뜨렸다.무대는 영화 프린스 오브 이집트(The Prince of Egypt)의 사운드트랙으로 두 사람이 함께 녹음한 신곡 〈When You Believe〉의 라이브 퍼포먼스였다. 전 세계가 이미 음원 발매 소식만으로 들썩였지만, 두 사람이 실제로 나란히 선 채 같은 숨결로 노래를 완성하는 장면은 그 이상의 감동을 안겨주었다.
서로 다른 음색, 서로 다른 보컬 스타일이 하나의 하모니로 얽히는 순간, 객석에서는 놀라움과 환호가 동시에 터졌다. 휘트니가 깊고 넓은 소울 보이스로 곡의 기반을 다지자, 머라이어가 유려한 멜로디 라인을 더해 무대를 한층 더 웅장하게 끌어올렸다. 곡이 클라이맥스에 달했을 때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마이크를 가까이 맞대었고, 그 장면은 ‘경쟁을 넘어선 우정과 존중의 순간’으로 기록되었다.음악 평론가들은 이번 협업을 두고 “90년대 팝 디바 시대의 정점을 증명한 무대”,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두 목소리가 만들어낸 하나의 역사”라고 평가한다.특히 이날 퍼포먼스는 1990년대 후반 팝 신이 지닌 다양성과 개성을 넘어, 여성 보컬리스트가 세계 음악시장을 이끌던 시대의 상징적 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공연 직후 휘트니 휴스턴은 “우리는 서로를 경쟁자로 본 적 없다. 오늘 우리는 하나의 메시지를 노래했다”고 말했고, 머라이어 캐리는 “함께 노래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영광이었다. 이 순간은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전했다.1998년 11월 17일— 이날은 ‘두 여왕의 만남’이 아니라, 두 시대의 목소리가 하나가 된 날로 남았다. 그리고 이 듀엣은 지금도 전 세계 음악 팬들에게 ‘믿음과 희망이 만들어낸 기적 같은 무대’로 기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