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11월, 미국 대중음악계가 한 장의 음반을 두고 뜨겁게 들끓고 있다. 로큰롤의 황제라 불리기 시작한 젊은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가 발표한 첫 캐롤 음반 『Elvis’ Christmas Album』이 그 중심에 있다.   “로큰롤 가수가 감히 성가를 부르다니”라는 보수적 비난과 “새로운 시대의 크리스마스 음악”이라는 찬사가 정면충돌하며 그 어느 해보다 이례적인 논란이 일고 있다. 프레슬리가 이번 음반에서 부른 곡들은 전통 캐롤과 신곡이 뒤섞여 있다. 문제는 그가 특유의 블루지하고 육감적인 창법을 그대로 캐롤에 적용했다는 점이다.특히 〈White Christmas〉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원곡을 만든 작곡가 어빙 벌린(Irving Berlin)이 “모독에 가깝다”고까지 비판하며 라디오 방송국에 전파 금지를 요청한 사건은 이미 미국 음악계의 최대 화제가 됐다. 일부 방송사는 실제로 해당 곡을 플레이리스트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엘비스의 팬들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인다. 10대 중심의 젊은 층은 “전통 캐롤의 답답한 형식을 깨고 시대의 감성을 담아냈다”며 오히려 열광적으로 음반을 구매하고 있다. 레코드 숍 앞에는 연말 장식도 채 걸리지 않은 11월부터 긴 행렬이 이어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음반 속에는 〈Here Comes Santa Claus〉, 〈Santa Bring My Baby Back to Me〉 등 밝고 경쾌한 곡들도 포함돼 있어, 기존의 경건함 일변도였던 크리스마스 음악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교계와 일부 언론은 “로큰롤은 퇴폐적 음악”이라며 엘비스의 등장 자체를 불편해하던 상황. 크리스마스 음반을 통해 그가 ‘가족 중심의 건전한 이미지’를 바꾸려 한다는 해석도 엇갈린다.그럼에도 불구하고, 『Elvis’ Christmas Album』은 발표 직후부터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이미 ‘올해의 베스트셀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논란 속에서도 대중이 보낸 선택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는 명확해 보인다.지금 미국 곳곳에서는 라디오 DJ들이 “엘비스를 틀었다가 항의 전화가 빗발친다”고 토로하는 한편, 청취자 요청으로 다시 틀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은 단순한 캐롤 논쟁을 넘어 세대 간 문화 충돌, 전통과 혁신의 충돌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단면이며, 로큰롤이 이제 미국 대중문화의 변방이 아닌 중심부로 들어왔음을 알리는 신호로 읽힌다.엘비스 프레슬리는 최근 인터뷰에서 “캐롤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음악”이라며 담담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의 한 장의 크리스마스 음반은 지금 이 순간에도 미국 전역의 논쟁 중심에 서 있다.1957년의 겨울, 로큰롤은 결국 캐롤마저 흔들어 놓았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그렇듯 엘비스가 있었다.    
최종편집: 2026-06-16 02: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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