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의 음악 시장은 변화의 물결이 거세게 일렁이던 시기였다. MTV가 전 세계 팝 흐름을 뒤흔들며 새로운 사운드와 비주얼을 요구했고, 기존 밴드들은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춰 과감한 변신을 시도했다. 그 중심에는 바로 ‘제퍼슨 스타쉽(Jefferson Starship)’에서 ‘스타쉽(Starship)’으로 재탄생한 또 하나의 전설이 있었다.
1960년대 사이키델릭 록의 상징이었던 ‘제퍼슨 에어플레인(Jefferson Airplane)’은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여러 차례 변신을 거듭했다. 1970년대에는 ‘제퍼슨 스타쉽(Jefferson Starship)’이라는 이름으로 부드럽고 현대적인 록 사운드를 선보이며 팬층을 넓혔다.그러나 1980년대 중반, 내부 갈등과 음악적 노선 차이로 밴드는 다시 한 번 중대한 결단을 내린다. 상징적이던 ‘제퍼슨’이라는 이름을 과감히 내려놓고, 1985년 ‘스타쉽(Starship)’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완전히 재출발한 것이다.
이 변화는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라 ‘과거와의 결별’이라는 상징적 선언에 가까웠다. 전통적 록 밴드의 이미지를 벗고, 시대가 요구하는 신세대 팝·록 사운드로 방향을 틀겠다는 강력한 메시지였다.1985년 11월 23일, 새 이름으로 발표한 앨범 『Knee Deep in the Hoopla』의 타이틀곡 〈We Built This City〉가 빌보드 차트 정상을 휩쓸며 스타쉽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기계적 드럼 사운드, 디지털 신시사이저의 강렬한 리프, 그리고 그레이스 슬릭의 파워풀한 보컬이 결합된 이 곡은 당시 급부상하던 MTV 세대의 취향에 완벽하게 부합했다. 음악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으며 “시대를 완벽히 읽은 밴드의 성공적 진화”라는 평가까지 받았다.물론 변화에는 항상 논란이 따랐다. 초기 제퍼슨 에어플레인을 사랑하던 올드 팬들은 상업적 팝 스타일로의 급격한 전환을 비판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명확했다. 스타쉽은 1980년대 중반 미국 팝 시장을 대표하는 밴드 중 하나로 자리 잡았고, 이후 〈Sara〉, 〈Nothing’s Gonna Stop Us Now〉등 연달아 히트곡을 내놓으며 ‘팝 밴드로서의 황금기’를 열었다.1985년 11월 23일은 단순히 이름을 바꾼 날이 아니라,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밴드가 스스로의 유산을 넘어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한 역사적 순간이었다. 락 밴드의 변신이 성공할 수 있음을 증명한 대표적 사례였으며, 대중음악이 시대 흐름에 따라 어떻게 진화하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장면으로 기억되고 있다.높이 날기 위해 과거의 날개를 접고,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비상한 스타쉽—그들의 변신은 1980년대 팝 음악의 결정적 페이지를 장식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