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과 6일 양일간 김천을 적셨던 창작 뮤지컬 `굴다리 연가`가 폐막 후에도 가시지 않는 진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이 작품은 단순한 만남의 설렘보다는 이별의 아픔, 그 서정성에 깊이 집중하며, 결국 만날 사람은 만난다는 인연의 애틋한 이야기를 굴곡진 무대 위에 펼쳐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무대에 오른 16명 배우들의 기대 이상의 연기력이었다. 결코 프로 배우들에게 뒤지지 않는 수준급의 연기력과 몰입도 높은 무대는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가슴에 울림을 주기에 충분했다. 시민 배우와 전문 배우가 어우러진 이들의 열연은 공연의 진정성을 더하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양금동 굴다리를 배경으로 펼쳐진 이번 뮤지컬은 빛바랜 기억 속 첫사랑의 설렘, 친구와의 빛나던 우정, 그리고 치열했던 청춘의 고민들을 무대 위로 소환했다. 전문 배우들과 함께 김천 시민들이 직접 참여한 이번 공연은 기술적인 완벽함을 넘어,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80분이라는 시간 동안 스크린 속 풍경이 아닌, 자신이 걸었던 익숙한 길 위에서 자신의 젊은 날을 다시 만난 듯 깊이 공감했다. 굴다리라는 상징적인 공간은 누군가에게는 어두운 통로였지만, 뮤지컬 `굴다리 연가`를 통해 희망과 추억이 교차하는 따뜻한 기억의 장소로 영원히 각인되었다.
이삼우 연출자는 이 작품을 통해 이별, 석별(惜別), 결별(訣別), 그리고 인연(因緣)이라는 네 단어에 얽혀있는 사람들의 숙명을 끊임없이 고민하며 그려냈다. 굴다리 아래에서 스쳐 지나간 인연과 헤어짐의 순간들이 교차하며, 관객들은 삶의 필연적인 굴곡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깊은 울림을 경험했다.
또한, 조명숙 기획자는 이웃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굴다리 연가`로 표현해내는 데 주력했다. "누군가의 어린 시절 속에 묻혀 잊혀질 풋풋한 이야기들, 친구들과 걷던 길, 늘 그 자리에 있던 포장마차의 불빛 속에서 피어나던 철학은 바로 청춘의 활화산 같았던 우리들의 이야기였다"라고 회고했다.
폐막 후 무대에는 뜨거운 박수와 함께 깊은 감동의 눈물이 흘렀다. 출연 배우들과 시민 배우들이 함께 손을 잡고 인사하는 모습은 예술을 통해 하나 된 김천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한 관객은 "매일 지나치던 굴다리가 이렇게 아름다운 예술 작품의 배경이 될 줄 몰랐다"라며, "잊고 살았던 젊은 날의 열정과 아련함을 다시 느끼게 해준, 잊지 못할 위로의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시민 배우는 "전문가들과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이 꿈만 같았다. 김천의 이야기가 무대에 오르는 순간, 우리 모두가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다"라고 벅찬 감정을 표현했다.
조명숙 기획자는 이러한 소시민적 삶의 단면들을 뮤지컬이라는 형식으로 풀어내며, 지역 문화의 한 장면을 채우는 동시에 김천 시민 개개인의 삶이 곧 예술임을 증명해 보였다. `굴다리 연가`는 그렇게 김천의 굴다리 아래 스민 이별의 아픔을 넘어, 인연의 소중함과 삶의 깊은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한편의 완성도 높은 서정시로 기억될 것이다.
경상북도와 김천시의 `K-콘텐츠 발굴 지원사업`을 통해 제작된 `굴다리 연가`는 지역 고유의 콘텐츠가 어떻게 매력적인 문화 예술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성공적으로 입증했다.
이번 공연은 막을 내렸지만, `굴다리 연가`가 남긴 감동과 여운은 김천 시민들의 가슴속에 오래도록 `현재 진행형`으로 남을 것이다. 김천은 이번 뮤지컬을 통해 지역 문화 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며, 앞으로 탄생할 또 다른 지역 스토리텔링 작품들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