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12월 14일 새벽, 미국 디트로이트의 한 호텔 방에서 모던 재즈와 블루스의 아이콘 다이나 워싱턴(Dinah Washington)이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39세. 강렬한 카리스마와 관능적인 음색으로 ‘블루스의 여왕’, ‘재즈의 여제’로 불리던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은 음악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워싱턴의 사인은 수면제 등 처방 약물과 알코올이 함께 작용한 우발적 과다 복용으로 전해졌다.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스타의 비극적인 죽음은, 화려한 무대 뒤에 숨은 혹독한 투어 일정과 압박, 그리고 스타 시스템의 그늘을 다시금 드러냈다.1924년 앨라배마주 터스컬루사에서 태어난 다이나 워싱턴은 가스펠로 음악을 시작해 시카고에서 재즈와 블루스를 흡수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라이오넬 햄프턴 오케스트라를 거쳐 솔로로 자리매김한 그는 1950~60년대를 대표하는 보컬리스트로 우뚝 섰다. 감정을 정면으로 파고드는 직설적인 창법, 절제와 폭발을 오가는 프레이징은 그만의 서명이었다.대표곡으로는 〈What a Diff’rence a Day Makes〉, 〈Teach Me Tonight〉, 〈This Bitter Earth〉등이 있다. 특히 1959년 발표된 〈What a Diff’rence a Day Makes〉로 그는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하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입증했다. 재즈, 블루스, 팝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 그의 노래는 이후 수많은 보컬리스트들에게 기준점이 됐다.워싱턴은 생의 마지막까지 무대에 올랐고, 여전히 새로운 음악적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그가 남긴유산은 짧은 생애와 대비되는 압도적인 영향력이다. 다이나 워싱턴의 목소리는 지금도 재즈의 역사 속에서 살아 숨 쉬며, 한 시대를 정의한 진실한 감정의 기록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