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12월 22일, 미국 대중음악 시장은 거대한 변화의 문턱에 서 있었다. 영국에서 시작된 새로운 음악의 물결, 이른바 ‘브리티시 인베이전(British Invasion)’은 대서양을 건너 미국의 라디오와 음반 시장, 그리고 젊은이들의 마음속으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었다.
그 중심에는 영국 차트 정상에 오른 리버풀 출신의 네 청년, 비틀즈(The Beatles)가 있었다. 이들은 그해 10월 발표한 〈Love Me Do〉를 시작으로 〈Please Please Me〉까지 연이어 히트를 기록하며 영국 음악계를 단숨에 장악했다.이들의 음악은 기존의 미국 팝과는 다른 신선함을 지니고 있었다.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기타 사운드, 그리고 젊은 세대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가사는 미국 청중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실제로 미국의 여러 라디오 방송국들은 비틀즈의 음반을 수입해 방송하기 시작했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입소문이 퍼져 나갔다.음악 산업 관계자들은 이 흐름을 단순한 해외 음악 유행이 아니라 미국 대중음악의 판도를 바꿀 거대한 변화로 평가했다. 영국의 젊은 밴드들이 미국식 로큰롤을 재해석해 되돌려주면서, 오히려 미국 청중들이 그 신선한 에너지에 열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비틀즈뿐만 아니라 롤링 스톤스, 더 애니멀스, 더 후등 영국 전역에서 등장한 신세대 록 밴드들 역시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들은 블루스와 로큰롤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더욱 거칠고 직설적인 사운드를 앞세워 미국의 전통적인 팝 음악과 뚜렷한 차별화를 보여 주었다.미국의 음반사들 또한 이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영국 아티스트들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영국 폭풍’을 새로운 기회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처럼 1962년의 마지막을 향해 가던 당시, 음악계에는 분명한 징후가 나타나고 있었다.
대서양 건너에서 불어온 영국의 바람이 미국 대중음악의 중심을 뒤흔들기 시작했던 것이다.그 작은 시작은 훗날 전 세계 대중음악의 흐름을 바꾸는 거대한 문화적 변혁으로 이어졌다.그리고 우리는 지금도 그 출발점으로 1962년 12월 22일을 기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