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안동에서 열린 경상북도 문화상 시상식에서 김천은 분명한 성과를 보여주었다. 최복동 한국예총 김천시지회장과 김대철 도문요 대표가 경북을 대표해 수상한 것은, 김천 문화예술이 더 이상 변방이 아니라 중심으로 올라섰음을 증명한 장면이었다.
그러나 이 성과를 마주한 지금, 질문은 분명해진다. 문화는 제 몫을 다했는데, 행정과 정치는 과연 무엇을 했는가.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북의 미래는 문화예술과 스포츠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옳은 말이다. 문제는 이 말이 얼마나 정책과 예산, 행정 시스템으로 이어지고 있느냐다. 문화는 구호로 성장하지 않는다. 선언으로 도시의 품격이 만들어지지도 않는다.
김천의 문화예술 성과는 행정이 만들어준 결과가 아니다. 현장의 예술인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버텨내며 스스로 쌓아 올린 결과다. 지원은 부족했고, 정책은 일관되지 않았으며, 문화는 여전히 행정의 주변부에 머물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나왔다는 사실은 오히려 행정의 책임을 더 무겁게 만든다.지금까지 김천의 문화정책은 너무 자주 행사 중심, 보여주기식 사업에 머물러 왔다. 축제는 있었지만 생태계는 없었고, 예산은 집행됐지만 철학은 보이지 않았다. 문화예술을 비용으로만 바라보는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어떤 수상도 일회성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정치는 더욱 자유롭지 않다. 선거철이 되면 문화예술을 말하지만, 평소에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난다. 문화는 표가 되지 않는다는 오래된 오해가 여전히 정책 판단을 지배하고 있다면, 김천의 미래는 현재를 넘어서기 어렵다.이번 경북 문화상 수상은 김천 문화예술계가 행정과 정치에 던지는 질문이다.“이제 당신들은 무엇을 할 것인가.”문화예술인을 위한 안정적인 창작 환경, 중장기 문화정책 로드맵, 시민이 일상에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구조적 전환 없이는 김천의 문화도시 담론은 공허하다. 문화는 장식이 아니라 도시 경쟁력의 핵심이며,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이다.성과를 자랑하기 전에, 책임을 먼저 말해야 한다. 문화가 앞서 나간 지금, 행정과 정치가 뒤따르지 못한다면 김천의 미래 또한 그 자리에서 멈출 수밖에 없다.이번 수상은 끝이 아니다. 행정과 정치가 답해야 할 출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