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남서부 톨워스의 작은 공연장 ‘토비 저그(Toby Jug)’에서 열린 공연은 단순한 록 콘서트가 아니었다. 그것은 한 뮤지션이 자신의 이름을 벗어 던지고, 완전히 새로운 존재로 재탄생한 순간이었다. 2월 10일 밤 무대에 오른 데이비드 보위는 더 이상 데이비드 보위가 아니었다. 그는 스스로를 “지기 스타더스트(Ziggy Stardust)”라 소개했고, 관객들은 그 이름을 처음 들은 순간부터 이미 새로운 시대의 탄생을 직감했다.   무대 위 인물은 기존 록 스타와는 전혀 달랐다. 불꽃처럼 솟은 붉은 머리, 미래에서 온 듯한 의상, 그리고 성별의 경계를 흐리는 몸짓. 그가 노래한 것은 사랑도, 단순한 반항도 아닌 우주·멸망·구원·스타덤이라는 낯선 주제였다. 공연장을 메운 수십 명 남짓한 관객들은 처음에는 당혹스러워했지만, 몇 곡이 지나자 그들은 하나의 선언을 목격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록 음악이 더 이상 현실의 반영이 아니라 하나의 신화가 되는 순간이었다. 보위는 이미 1969년 ‘Space Oddity’로 이름을 알린 바 있으나, 그간의 행보는 실험적이되 방향이 분명하지 않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공연은 그 모든 방황이 단 하나의 캐릭터를 위해 준비된 과정이었음을 증명했다. 지기 스타더스트는 단순한 예명이 아니다. 그는 지구 종말 5년 전 외계에서 온 록 스타라는 설정을 가진 서사적 존재이며, 보위는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이자 창조자다. 음악계 관계자들은 이미 술렁이고 있다. 일부 평론가들은 “록이 연극을 만났다”고 평했고, 또 다른 이들은 “이는 음악이 아니라 문화적 폭발”이라고 말했다. 특히 공연 막바지, 보위가 기타리스트 믹 론슨의 어깨에 몸을 기대고 노래를 이어가던 장면은 관객들에게 충격적인 이미지로 남았다. 그것은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스타라는 개념 자체를 재정의하는 상징적 제스처였다. 지기 스타더스트의 등장은 1970년대 초 영국 청년 문화의 공기를 정확히 꿰뚫는다. 경기 침체와 사회적 불안 속에서 젊은 세대는 현실보다 더 강렬한 환상을 원하고 있다. 그리고 보위는 그 욕망을 읽었다. 그는 현실을 노래하지 않는다. 대신 현실을 탈출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세계를 무대 위에 세운다. 공연이 끝난 뒤 한 관객은 이렇게 말했다. “우린 공연을 본 게 아니라, 미래를 본 것 같아요.”1972년 2월 11일 아침, 런던의 음악계는 아직 조용하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 하나는 남아 있다.어젯밤, 데이비드 보위는 사라졌다. 그리고 지기 스타더스트가 태어났다.    
최종편집: 2026-06-16 00:27:58
최신뉴스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오늘 주간 월간
제호 : 하트뉴스본사 : 김천시 양금로 194 상가1층 하트뉴스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북, 아00807 등록(발행)일자 : 2024년 9월 24일
발행인 : 이남주 편집인 : 이남주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남주 청탁방지담당관 : 이남주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이남주 Tel : 010-3229-4836e-mail : leebada6@daum.net
Copyright 하트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