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3월 8일 미국 뉴욕 맨해튼 이스트빌리지에 위치한 공연장 Fillmore East가 문을 열며 록 음악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 공연장은 록 음악 공연 문화를 혁신적으로 바꾼 기획자로 알려진 Bill Graham이 운영한 곳으로, 당시 급격히 성장하던 록 음악을 중심으로 젊은 세대의 문화와 열정을 집약한 상징적인 공간이었다.필모어 이스트가 자리 잡은 건물은 원래 1920년대 이민자들을 위한 이디시 연극 극장으로 지어진 곳이었다. 이후 영화관으로 사용되다가 쇠퇴의 길을 걷던 이 공간을 빌 그레이엄이 인수해 대대적인 개조를 거쳐 록 음악 전문 공연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로써 뉴욕은 서부의 음악 중심지 못지않은 동부 록 문화의 핵심 거점을 갖게 됐다.개장 이후 필모어 이스트는 독특한 공연 방식으로 음악 팬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하루 두 차례 공연과 여러 팀이 함께 무대에 오르는 ‘트리플 라인업’ 형식이 정착되었고, 실험적인 조명과 영상 효과가 결합된 공연 연출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문화적 경험을 제공했다.이 무대에는 록 음악사를 대표하는 수많은 거장들이 올랐다. 기타 혁명가로 불리는 Jimi Hendrix, 영국 록의 상징 Led Zeppelin, 강렬한 사운드로 시대를 흔든 The Who, 그리고 사이키델릭 록의 선구자 Pink Floyd 등이 이곳에서 전설적인 공연을 남겼다.특히 남부 록의 대표 밴드 The Allman Brothers Band는 필모어 이스트에서의 공연을 기반으로 한 라이브 음반을 발표해 록 역사에 길이 남는 명작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이처럼 필모어 이스트는 짧은 시간 동안 세계 록 음악의 중심 무대로 자리 잡으며 ‘록의 교회(The Church of Rock and Roll)’라는 별칭까지 얻었다.그러나 음악 산업 구조가 대형 공연장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필모어 이스트는 1971년 6월 27일 마지막 공연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약 3년이라는 짧은 역사였지만, 이곳에서 펼쳐진 수많은 공연과 음악적 실험은 록 음악 문화의 발전에 큰 영향을 남겼다.오늘날 필모어 이스트는 더 이상 공연장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1968년 3월의 그날 시작된 음악의 열기와 젊음의 함성은 여전히 록 음악 팬들의 기억 속에서 살아 숨 쉬며 하나의 문화적 전설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