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김천이 이제 ‘내륙 산업도시’를 넘어 대한민국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새로운 거점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단지 조성에 이어 대규모 풍력발전단지 건설까지 본격화되면서, 김천의 산과 들 위로 미래 에너지 산업의 거대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이미 김천은 국내 최대 규모급 태양광 발전 인프라를 갖춘 도시로 주목받아 왔다. 삼성 에버랜드는 지난 2014년 김천시 어모면 옥계리 일대 약 58만㎡ 부지에 순간 발전용량 18.4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해 상업 운전에 들어갔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연간 약 2만6천MWh의 전력은 지역 내 약 8천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로 평가된다.
여기에 더해 김천시는 태양광 모듈 생산 산업까지 연계하며 에너지 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아이리솔라와의 투자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태양광 모듈공장 유치가 추진됐고, 이어 풍력발전 부품·소재 산업까지 확장 계획이 이어지며 경북 중서부권 신재생에너지 산업벨트 구축 가능성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리고 이제 김천은 또 하나의 거대한 프로젝트를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바로 어모면 능치리 일원에 조성 중인 대규모 풍력발전단지다. 이번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 발전사업 허가를 시작으로 장기간의 행정 절차와 환경·도시계획 심의를 거쳐 본궤도에 올랐다.사업 추진 일정에 따르면 2008년 7월 발전사업 허가를 시작으로, 2015년 김천시에 개발행위허가가 접수됐으며, 2019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경상북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이어 2023년에는 발전기 기종 변경에 따른 개발행위 변경허가가 진행되며 사업이 구체화됐다. 특히 최근에는 벌목과 토목공사, 진입도로 개설 및 기반시설 설치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풍력발전기 설치를 위한 기초타설 작업까지 완료된 상태다.사업 자료에 따르면 풍력단지는 총 26MW 규모로, 5.2MW급 풍력발전기 5기가 어모면 능치리 산악 능선을 따라 들어서게 된다.총 사업면적은 약 7만3천㎡ 규모이며, 발전기 간 연결도로와 진입도로만 약 4km 이상 조성된다. 풍력발전기 운송 과정 또한 눈길을 끈다. 초대형 풍력 블레이드와 타워는 포항 영일만항으로 입항한 뒤 청송·의성·군위·구미·상주를 거쳐 김천 어모면 현장까지 약 233km 구간을 특수 육상운송으로 이동하게 된다.공개된 자료에는 거대한 풍력 타워가 항만에서 하역되는 모습과 산악도로를 따라 이동하는 초대형 운송 차량, 임시야적장 조성 과정 등이 담겨 있다.좁고 굽은 산길을 통과하기 위해 일부 구간은 도로 선형 변경과 보강공사가 병행됐으며, 대형 구조물 운송을 위한 교량 및 축대 보강 작업도 진행됐다.현재 1~3호기 기초타설이 완료됐으며, 4~5호기 진입도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26년 상반기에는 기반시설 설치와 풍력시스템 구축이 마무리되고, 같은 해 하반기 준공 및 시운전을 거쳐 상업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준공 목표 시점은 2026년 6월, 상업운전 예정 시점은 2027년 1월이다. 무엇보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발전시설 건립을 넘어 지역 산업 구조 변화의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김천은 이미 철도·고속도로·내륙 물류망이 뛰어난 데다, 구미 국가산단과 연계한 기계·전기·소재 산업 기반까지 갖추고 있어 풍력·태양광 산업의 후방 생산기지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산 위를 따라 늘어선 거대한 풍력기와 태양의 빛을 품은 발전단지. 한때 산업과 물류의 도시로 불리던 김천은 이제 ‘미래 에너지 도시’라는 새로운 이름을 향해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나아가고 있다.바람과 빛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산업의 흐름 속에서, 김천의 내일 또한 더욱 거대한 가능성으로 회전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