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10월 1일, 서아프리카 카보베르데의 작은 섬에서 태어나 평생 맨발로 무대에 서며 ‘모나(Morna)의 여왕’으로 불린 세자리아 에보라(Cesária Évora)가 본격적으로 세계 음악 무대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날은 그녀가 파리에서 정식 무대에 오르며, 국제 음악계에 카보베르데 특유의 슬픔과 희망이 뒤섞인 ‘모르나(Morna)’를 처음 선보인 역사적인 순간으로 기록된다.
당시 세자리아 에보라는 이미 고향에서는 널리 알려진 가수였으나, 경제적 어려움과 음악 시장의 한계로 국제 무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프랑스 음악 프로듀서 조제 다 실바(José da Silva)의 눈에 띄면서 그녀의 인생은 전환점을 맞게 된다. 1988년 파리 무대에서 선보인 그녀의 공연은 단순한 음악을 넘어, 카보베르데 민중의 애환과 바다의 향기를 품은 독특한 정서를 전 세계에 알리는 시작이었다.세자리아 에보라의 노래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깊은 울림과 진솔함으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당시 프랑스 언론은 그녀를 “맨발의 디바(La Diva aux pieds nus)”라 부르며, 낯설지만 매혹적인 목소리에 주목했다. 이후 그녀는 1990년대 들어 앨범 Miss Perfumado를 통해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되고, 카보베르데 음악을 국제적인 월드뮤직의 흐름 속에 올려놓는 주역이 된다.1988년 10월 1일은 단순히 한 가수의 첫 무대가 아니라, 바다 건너 작은 섬나라의 노래가 국경을 넘어 세계인들의 마음에 닿기 시작한 날이었다. 세자리아 에보라는 그날을 시작으로 ‘모르나’라는 이름 없는 민중의 노래를 세계의 음악사 속에 당당히 새겨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