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10월 10일, 미국 전역의 극장가에 하나의 전설이 되살아났다. 베트 미들러(Bette Midler)가 주연을 맡은 영화 The Rose가 개봉하며, 세상을 떠난 록의 여왕 제니스 조플린(Janis Joplin)의 영혼을 다시 무대 위로 불러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음악 영화가 아니었다. 무대 위에서 모든 것을 태워버린 한 여가수의 고독과 열정을 그린 The Rose는, 1960년대 말 록 문화의 퇴조와 함께 사라져간 ‘순수한 열정의 시대’를 회상하게 했다.그녀의 노래는 자유를 외쳤고, 그 외침은 1970년대 말의 사회적 공허 속에서 다시금 울림이 되었다.
당시 미국은 베트남전의 상흔을 뒤로한 채 경제침체와 정치 불신의 그림자에 잠겨 있었다. 록은 상업화의 물결 속에 거칠던 생명력을 잃어가고, 대중의 귀는 디스코와 뉴웨이브로 향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The Rose는 세상에 “음악이란 결국 영혼의 울부짖음”이라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준 것이다.베트 미들러의 폭발적인 연기와 노래 ‘The Rose’는 전설의 재현을 넘어, 새로운 시대의 감성으로 다시 피어났다. 그녀의 음성은 슬픔이었고, 그 슬픔은 사랑이었다. 떠나간 조플린의 그림자를 닮았지만, 그 안에서 또 다른 스타가 태어났다.
1979년의 가을, 스포트라이트는 한 시대의 비극을 추모하며 동시에 새로운 별을 비추었다. “장미는 가시를 품고 피어난다.” 이 문장은, 바로 그날 The Rose가 세상에 던진 메시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