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남면 부상리 1140번지 일대, 사람들의 발길이 드물게 닿는 산자락 속에 길이 약 200m의 금오산 터널이 조용히 잠들어 있다. 세월의 풍상을 견디며, 돌벽 사이로 이끼가 피고 덩굴이 감싼 그 모습은 마치 시간이 멈춘 근대사의 잔상처럼 느껴진다.   이 터널은 1905년, 경부선 철도 개통 초기 구간으로 건설되었다. 김천에서 약목(왜관) 방면으로 향하던 열차가 부상고개의 험한 경사를 넘기 위해 뚫었던 길, 바로 그 흔적이다. 하지만 1916년 노선이 변경되며 철도는 다른 길로 이어지고, 터널은 그 순간 ‘역사 밖으로’ 밀려났다. 이후 1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잊힌 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지워져 갔다. 그러나 최근 이곳은 김천의 숨은 근대 유산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돌로 쌓아 올린 아치형 입구, 곡선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터널 구조는 당시의 건축 기술과 미감을 그대로 보여준다.1900년대 초, 증기기관차의 굉음이 울리던 그 길이 지금은 바람과 새소리만 남은 시간의 통로가 된 것이다.금오산 터널은 단순한 폐터널이 아니다. 그 안에는 ‘근대 철도사’의 한 페이지와 김천이 교통 요충지로 발전해온 역사적 배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곳을 지역 관광지로 활용한다면, 다음과 같은 방향이 가능하다.1. ‘시간여행길 프로젝트’금오산 터널을 중심으로 옛 철도길을 복원하거나 산책로로 조성해 ‘1905년의 김천으로 가는 길’이라는 테마로 재현. 조명과 안내판, 역사 사진을 설치해 관광객이 걷는 동안 ‘과거 속 기차길’을 느끼게 하는 방법도 있다.2. ‘근대유산 스토리 투어’금오산 터널 – 구 금오산역 – 부상고개 일대를 묶어 김천의 산업·교통 발전사를 체험하는 역사여행 코스로 구성. 가족 단위, 청소년 교육, 사진·영상 촬영 관광지로 확장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 3. ‘빛과 시간의 예술터널’내부를 미디어아트, 조명 전시, 소리 설치예술 등으로 꾸며 자연과 역사, 예술이 공존하는 감성공간으로 재탄생 하는 것도 가능하다금오산 터널은 단순한 옛길이 아니라, 근대 김천의 태동을 증언하는 유물이다. 당시의 석축 방식, 구조 기술, 그리고 경부선의 변천사까지 모두 학술적 가치가 높다.보존의 핵심은 ‘원형을 지키며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다. 터널을 콘크리트로 덮거나 인공적으로 꾸미기보다는, 그 시대의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도록 자연과 공존하는 보존형 재생이 바람직하다.이곳을 복원하고 조명한다면, 김천은 단순한 교통도시를 넘어 “근대철도의 기원이 남아 있는 도시, 역사의 숨결이 흐르는 도시”로 새롭게 자리매김할 것이다.“200미터의 어둠 속에는, 100년의 시간이 잠들어 있다. 그리고 그 어둠 끝에는, 김천의 과거와 미래가 함께 빛난다.” 금오산 터널은 잊힌 흔적이 아니다. 그곳은 김천이 지나온 길을 말해주는 조용한 증언자, 그리고 다시 걸어야 할 미래의 길을 비추는 불빛이다.    
최종편집: 2026-06-21 17: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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