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11월 2일, 미국 워싱턴 D.C. 교외의 한 병원. 단 한 장의 앨범으로 세상에 조용히 이름을 남긴 여성 싱어송라이터 에바 캐시디(Eva Cassidy)가 33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그녀의 사인은 악성 흑색종(피부암). 음악이 인생의 전부였던 그녀는, 자신의 노래처럼 잔잔하고도 덧없는 마지막을 남기며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이름을 아는 이는 당시 많지 않았다. 워싱턴 근교의 작은 클럽에서 소박하게 공연하던 무명 가수. 그러나 그 무명 속에서 그녀는 누구보다 순수하게 노래했다. 장르의 경계를 거부한 그녀는 재즈, 포크, 블루스, 가스펠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단 하나의 메시지—“진심”—을 전했다. 1996년 5월, 그녀는 이미 병세가 악화된 상태에서 마지막 무대에 섰다. 워싱턴 블루스 앨리(Blues Alley)에서 열린 공연은 그녀의 유작이 되었다. 관객들은 그날의 그녀가 병든 사람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무대 위의 에바는 여전히 담담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노래했다. “Over the Rainbow”, “What a Wonderful World”, “Fields of Gold”… 그 모든 곡은 그녀의 마지막 인사였다.그녀가 세상을 떠난 후, 그녀의 음악은 조용히, 그러나 깊게 퍼져 나갔다. 2000년, 영국 BBC 라디오에서 “Over the Rainbow”가 방송되면서 그녀의 목소리는 전 세계를 울렸다. 이미 세상에 없던 그녀가, 그제서야 진정한 ‘스타’가 된 것이다.에바 캐시디의 삶은 짧았지만, 그 목소리는 길게 남았다. 화려함도, 야망도 없이 오직 노래로 존재했던 한 사람. 그녀의 노래는 여전히 우리에게 휴식이 된다.“I know you’re somewhere over the rainbow…”— 에바 캐시디, 마지막 무대에서    
최종편집: 2026-06-22 05: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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