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동이 점점 질서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황금시장의 5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그 혼란은 극에 달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무질서가 장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평일에도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 앞으로 다가서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여기는 더 이상 차도가 아니다”라는 탄식이다.
인도에서 차도까지 이어진 좌판과 적치물, 그리고 그 사이를 가르며 지나가는 보행자와 차량이 뒤엉킨 모습은 이미 오래전부터의 고질적 문제를 넘어 도로 본연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에 가깝다. 평일에도 상인들의 인도 점유와 불법주정차가 상시적으로 이루어지면서 혼잡은 일상화되고, 장날에는 그 정도가 더욱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인들의 인도 점거가 지금처럼 심각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금 황금시장의 풍경은 완전히 달라졌다. 인도 전체를 뒤덮은 상품과 구조물, 심지어 인도 위 비가림 시설 설치까지 등장하며 보행로는 사실상 사라졌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보행자는 어쩔 수 없이 차도로 내려설 수밖에 없고, 운전자는 아슬아슬한 곡예 운전을 하며 사람 사이를 피해 지나가야 한다. 차량끼리 “왜 이리 막히냐”라며 언성을 높이는 장면도 낯설지 않다. 이쯤 되면 상인들의 생계 문제를 거론하기에 앞서, 누가 봐도 위험하고 불법적인 상황이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이 더 문제다.
문제는 시장 앞 도로만의 일이 아니다. 뒤편 외곽도로 역시 장날이면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빼곡하게 점령되며 교통흐름을 가로막는다. 더 심각한 건 차량에서 내린 사람들이 신호를 무시하고 도로를 뛰어 건너는 위험한 장면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언제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은 구조적 위험이 이미 고착화된 셈이다.
현재 황금시장 주변의 모습은 도로교통법·도로법·행정법이 모두 금지하고 있는 위반 행위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1) 도로교통법 – 통행구분 원칙• 인도와 차도가 구분된 곳에서 보행자는 인도를 사용해야 한다• 차량은 인도를 침범하거나 점거할 수 없다• 불법주정차는 즉시 단속 대상이를 위반하면 과태료·범칙금 부과, 사고 시 민·형사 책임 증가2) 도로법 – 도로의 무단점용 금지인도 위에 상품을 쌓아두거나 비가림, 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도로 무단점유·점용’에 해당한다.• 사유물 설치, 영업시설 확장 → 과태료 최대 500만 원• 시설 철거 명령 불응 → 강제철거 + 비용 부과• 관리청(지자체)은 단속·정비 의무가 있음3) 행정법 – ‘행정의 부작위’ 책임지자체가 명백한 위법·위험 상황을 알고도 장기간 방치할 경우, 행정상 관리 의무 위반 사고 발생 시 국가배상 책임이 인정될 수 있음 즉, 현재 황금시장의 무질서는 단순한 ‘시장 풍경’이 아니라 도로법상 불법행위이며, 행정이 해결해야 할 책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결과이기도 한 것이다.
그렇다면 김천시는 이 사태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상인들의 불편을 고려한다면, 합리적 조정과 시장 특성을 반영한 설계가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도로 점거·불법 구조물 설치·무단주차·보행 안전 위협이 일상화된 상황을 장기간 방치하는 것은 행정의 정당한 역할이라 보기 어렵다.행정은 시민에게 정확히 설명해야 한다. 왜 단속하지 않는지, 왜 방치되는지, 개선 계획은 무엇인지,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가 언제 이루어지는지, 무엇보다 인도 위 비가림 설치까지 허용된 듯 보이는 지금의 상황은 시민들의 말처럼 “기가 막힌다.”라는 반응이 나올 만하다.황금시장은 김천의 오랜 전통과 삶의 활기가 살아 있는 공간이다. 그러나 전통은 안전과 질서가 기반이 될 때 유지되는 것이지, 무질서를 용인한다고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이제는 김천시가 나서야 한다. 시장 상인과 시민, 행정이 함께 해결책을 찾되, ‘인도는 인도답게, 차도는 차도답게’라는 최소한의 원칙부터 확립해야 한다. 거리의 질서를 바로잡는 일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행정이며, 그 역할이 바로 지금 황금동에서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