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차 단기 4359년 병인 2월 22일.산정에 울려 퍼진 엄숙한 제문의 울림은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한 해의 삶을 향한 다짐이었다. 김천시 자유총연맹지회 산악회 회원들은 조국 강산의 품에 안겨 심신을 단련하고 올곧은 마음을 다지겠다는 뜻을 모아 정성을 올렸다. 산을 향한 경외와 자연을 향한 겸손, 그리고 서로를 향한 우의가 그 문장마다 깊이 배어 있었다.
그러나 이날의 여정은 산에서 끝나지 않았다. 겨울의 끝자락, 회원들은 동해의 푸른 숨결이 살아 숨 쉬는 울진바다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거친 파도와 매서운 바람이 바다의 속살을 드러내던 날, 동해는 마치 한 편의 장대한 서사시처럼 출렁였다.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육지를 향해 밀려드는 파도는 자연의 위엄이자, 새해를 맞는 이들의 마음속 결의를 닮아 있었다.
한국자유총연맹 김천시지회 산악회원들에게 그것은 서로의 마음을 다시 잇는 시간, 지난 계절의 피로를 씻어내는 의식, 그리고 다가올 시간을 향한 약속이었다.
회원들은 푸른 수평선을 바라보며 저마다 소망을 빌었다. 병오년 말띠 해를 맞아 무탈과 건강, 그리고 기쁨이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은 하나였고, 그 마음들은 바다 위로 띄운 기도처럼 잔잔히 이어졌다.
바람은 차가웠지만 웃음은 따뜻했고, 파도는 거셌지만 마음은 평온했다. 그날 울진의 겨울 바다는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회원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을 한 장의 사진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알았다. 산에서 시작된 다짐이 바다에서 완성되었음을. 이 하루는 여행이 아니라 기록이었고, 나들이가 아니라 추억이었다. 말띠 해의 첫 기원은 그렇게 자연과 사람, 그리고 마음이 하나 되는 순간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