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늘 마음을 돌아보게 만드는 계절이다. 연둣빛 잎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따뜻한 햇살이 골목을 비추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문득 가장 오래된 사랑을 떠올린다. 바로 부모라는 이름이다.   김천 부곡사회복지관에서 열린 어버이날 ‘부곡 효잔치’ 역시 그런 날이었다. 행사는 분명 웃음과 공연, 박수와 경품으로 채워져 있었지만, 그 안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결국 하나의 마음으로 귀결된다. “당신 덕분에 오늘의 우리가 있습니다.” 행사장에 들어선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세월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었다. 누군가는 굽어진 허리로 천천히 걸어왔고, 누군가는 떨리는 손으로 접수 팔찌를 받았다. 하지만 가슴에 붉은 카네이션이 달리는 순간만큼은 모두가 다시 젊은 날의 부모가 되었다. 생각해 보면 부모의 삶은 늘 뒤편에 서 있는 삶이었다. 자식이 앞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자신은 뒤에서 바람을 막아주고, 넘어질까 두 손을 내밀며 살아온 시간들. 좋은 옷 한 벌보다 자식 학원비를 먼저 챙겼고, 자신의 꿈보다 가족의 하루를 더 걱정하며 살아온 세월이었다. 그렇게 살아낸 시간이 얼굴의 주름이 되고, 굳은 손마디가 되고, 느려진 걸음이 되었을 것이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장면은 화려한 무대가 아니었다. 카네이션을 달아주며 “건강하세요”라고 말하던 짧은 인사, 두 손을 꼭 잡고 환하게 웃던 어르신들의 표정,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며 함께 박수를 보내던 사람들의 따뜻한 눈빛이었다. 어쩌면 사람은 거창한 위로보다 “당신을 기억하고 있습니다”라는 작은 마음 하나로 살아가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너무 자주 잊고 살아간다. 부모가 늘 그 자리에 있을 것처럼 여기고, 사랑은 표현하지 않아도 전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부모의 걸음은 우리보다 조금 더 느려졌고, 목소리는 예전보다 조금 더 작아졌다. 그래서 어버이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다. 부모의 희생을 뒤늦게라도 돌아보게 만드는 삶의 쉼표 같은 날이다. 부곡사회복지관에서 열린 이날의 효잔치는 한 세대를 향한 존경이었고, 우리 사회가 아직은 따뜻하다는 조용한 증명이었다. 카네이션 한 송이는 작고 가벼운 꽃이지만, 그 안에는 평생을 가족을 위해 살아낸 어버이의 시간이 담겨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꽃 앞에서 비로소 깨닫게 된다. 사랑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늦기 전에 손 한 번 더 잡아주는 일이라는 것을...    
최종편집: 2026-06-21 20:46:41
최신뉴스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네이버블로그URL복사
오늘 주간 월간
제호 : 하트뉴스본사 : 김천시 양금로 194 상가1층 하트뉴스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북, 아00807 등록(발행)일자 : 2024년 9월 24일
발행인 : 이남주 편집인 : 이남주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남주 청탁방지담당관 : 이남주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이남주 Tel : 010-3229-4836e-mail : leebada6@daum.net
Copyright 하트뉴스 All rights reserved.